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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Realforce/리얼포스/토프레/정전용량 무접점 키보드] 리얼포스 87U 10주년 저소음 차등 한글

동아리 선배의 어마어마한 배려 덕분에 며칠 동안 리얼포스를 써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것도 10주년판!

리얼포스 87U 저소음 버전을 타건해 볼 수 있게 되었다.


리얼포스라는 브랜드의 키보드는 기계식 키보드랑은 다른 노선을 걷는 고급형 키보드라고 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러버돔을 사용하는 구조 때문에 멤브레인의 끝판왕 키보드로도 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멤브레인 키보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키보드로 보는 게 리얼포스에 미안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수준의 차이를 보인다. 


일단 멤브레인, 기계식 키보드는 구조는 다르지만, 접점이 닿는 것을 신호로 사용하여 입력이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그런 반면에 리얼포스 키보드는 토프레 社에서 만드는 정전용량 무접점 방식의 키보드를 이용한 것으로 러버돔 아래에 있는 스프링이 움직이면서 만들어내는 정전용량의 변화를 감지하여 입력이 이루어지게 되어 있는 구조다. 


(자세한 구조와 원리는 나중에 포스팅하거나 하겠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리그베다 위키나 위키피디아에 검색해보시면 움직이는 그림까지 포함된 자세한 설명을 볼 수 있다.)


여하간 접점이 닿을 필요가 없어서 훨씬 가볍게 타건이 가능하고 기계식보다는 일반적으로 조용한 타건음을 보여주기 때문에 사무용으로는 최고의 선택으로 볼 수 있는 키보드 브랜드라고 보면 되겠다.


가격이 드럽게 비싸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일본에 갈 일이 있다면, 직접 가서 사오게 되면 엄청난 금액 차이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기는 하다.


뭐 이런 키보드를..... 내가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래서 열심히 체험하고 그 후기를 적어보려고 한다.


일단 내가 사용한 모델은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텐키리스 버전의 87키, 저소음, 한글 각인 차등 키압, 10주년 제품이라고 키워드를 정할 수 있겠다.


미적으로 뛰어난 디자인을 지니지는 못한 키보드 답게...? 포장이 참 단순하다.

최강자의 위엄인건가... 



제품의 간단한 스펙을 적어 둔 뒷면. 메이드 인 재팬이 눈에 띤다.

일본 제품인데, 베어링 사업이 주력으로 알고 있는 토프레에서 부업처럼 만드는 키보드라고 보면 되겠다. 

부업으로 만든 건데 세계적인 위치를 갖고 있는 걸 보면 고급형 키보드 시장이 얼마나 좁은 건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브랜드라고도 볼 수 있긴 하다.



제품 요약. 차등 키압에 저소음 제품. 내가 가장 원하는 제품을 체험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차등키압이라는 것은 새끼손가락으로 타건해야 하는 부분은 30 g의 키압으로, ESC 같이 강하게 타건할 수 있는 부분은 55 g의 키압으로 설정하여 부위별로 키압에 차이를 둔 것으로 보면 되겠다. 리얼포스는 차등 키압과 균등 제품을 모두 생산하는데 두 종류 간의 키감 차이가 있다고 하여 리얼포스를 쓰는 분들은 두 가지 모두 체험해 보길 추천하시는 경우가 많다.

내 손가락은 힘이 너무 세서 그런지 (흑축이 편하니까....) 차등 키압의 키감 차이를 민감하게 느낄 수는 없었지만, 키를 하나하나 천천히 눌렀을 때는 그 미묘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런 키압의 차이를 이질감으로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내 입장에선 그냥 타이핑하는 게 되게 편했다.



10주년 판의 모습이다. ESC는 별매되는 붉은 키캡으로 변경한 거 같다. 포인트가 돼서 꽤나 괜찮았다.



단출한 구성품. 키캡 리무버는 레오폴드 제품이 들어 있었다.



키 배열은 역시 스텝 스컬쳐2로 되어 있다. 특히, 하단 2열의 각도가 좀 더 앞으로 기울어져 있어서 (현재 내가 갖고 있는 키보드드들은 이 정도로 하단열이 앞으로 기울어져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였다) 하단열을 타건할 때 키캡과 손가락 끝이 밀착되는 느낌을 제대로 받을 수 있어서 편한 타이핑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손톱이 닿을 일도 없어서 훨씬 조용한 타건을 가능하게 하기도 했다.



위에서 본 모습. CAPS LOCK이랑 NUM LOCK, 왼쪽 CTRL엔 LED가 장착되어 있어서 작동될 시 불이 들어온다. 왼쪽 CTRL에도 LED가 있는 이유는 DIP 스위치로 CAPS LOCK과 CTRL의 위치를 바꿀 수 있기 때문으로 보였다.



그리고 이 키보드가 가장 맘에 들었던 부분! 일반 텐키리스와는 다르게 NUM LOCK을 켤 경우 이 부분이 키패드로 작동하게 된다.

텐키는 쓰고 싶지만 키패드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나같은 사람에겐 최고의 기능이지 않을까 싶다. 근데 살짝 불편한 부분이 있다면, 컴퓨터를 켤 때 NUM LOCK이 기본적으로 켜진다는 것...... 매번 꺼주는 게 좀 귀찮을 수는 있다.



뒷면의 딥 스위치와 3 방향으로 길을 터 줄 수 있는 케이블 모습이다.



하단부의 미끄럼 방지 고무판.



높이 조절 부분이다. 폈을 때(위)와 접었을 때(아래).




<총  평>

 - 기계식 적축, 흑축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키감.

 - 키압은 낮지만 누르는 느낌이 분명해서 키를 누르는 재미가 있다.

 - 텐키리스임에도 불고하고 키패드를 쓸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키패드가 없는 불편을 덜 수 있다.

 - 저소음 버전이라서 확실히 조용하다. 조용한 실험실에서 파워 타건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행복한 경험을 했다.

 - 가격이 좀 내려갔으면 좋겠다 제발.... 

 - 키캡도 무지하게 비싼 것은 더 흠.... 키캡놀이는 부르주아들의 전유물이 될 수 있다.

 - 일본에서 직접 사올 수 있는 분들이면 그냥 거기서 사오기실.....

 - 디자인이 안습한 것은 좀 흠... 그래도 보다보면 눈에 익어서 그런지 예뻐 보이기 시작한다.